한과이야기
제례이야기 Hankwa for religious ceremonies
“ 예부터 조상을 지극히 섬기는 우리민족은 제를 지낼 때 형식만큼이나 음식에 있어서도 정성을 다해 부족함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
제례의 기원과 역사
과제사의 근원은 먼 옛날에 천재지변과 질병, 사나운 맹수의 공격을 막기 위한 수단에서 비롯한 것으로 근세에 와서는 유교사상으로 조상에 대한 존경과 애모의 표시로 변천하게 되어 많은 제사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 종류를 보면 가정마다 역대 조상의 신위를 모시는 사람들은 매월 삭망(초하루와 보름)을 지냈고, 음력 3월 3일(중삼절, 동짓날과 납일마지막날 그믐)에는 속절시식과 춘하추동의 중월에 올리는 사시제와 4대조까지 올리는 기제사, 한식과 추석에 지내는 모제, 설날에는 연시제를 각각 지냄으로서 무려 연간 총27회의 제사를 지내왔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수백년 동안 오대 봉사로 종손집 장남이 조상의 제사를 지내왔고 이것이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어 온 우리 민족이 자랑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제사가 남의 이목을 의식하여 자기 자신의 형편은 고려하지 아니하고 많은 제수를 장만하여 차려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마는 이것은 기제사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서 남의 이목을 의식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형편에 따라 정성껏 지내는 것이 옳은 기제사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의례준칙에서는 제례의 구분을 '기제, 절사, 연시제로 구분하고, 제수도 평상시의 간소한 반상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차린다'고 하였습니다.

제례의 종류
기제, 차례,...연시제, 절사, 시제, 모제, 천 등으로 분류됩니다.

기제

매년 고인이 돌아가신 날 닭이 울기 전 즉, 자정부터 새벽 1시 사이에 제주(祭主)의 집에서 지내는데,오늘날 보통 제사라고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돌아가신 날 자정이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어 음력 12월 초이렛날 돌아가신 분이라면 제수를 초엿샛날 장만하여 초엿샛날 밤 12시부터 초이렛날 새벽 1시 사이에 지내는 것이므로 지방을 쓸 때도 날자와 일진을 초이렛날로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제사를 요즈음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초엿샛날 저녁 식사시간에 차려 놓았다가 돌아앉아 저녁식사로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생활이 바빠서 꼭 저녁 식사시간에 기제사를 지내야만 한다면 초이렛날 저녁에 제수를 차려 놓고 지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차례 추석날 아침에 지내는 제사입니다.
연시제 매월, 정월 초하루에 지냅니다.
절사 음력(관습에 따라 모든 월일은 음력을 사용함) 매월 초하루, 보름과 생일 등에 간단히 낮에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시제 춘하추동 주월(仲月=2,5,8,11월)에 연간 네 번 종묘(宗廟)에 지내던 사시제(四時祭)로서 현재는 거의 지내지 않고 있습니다.
묘제 시조(始祖)에서부터 5대조 이상의 모든 조상들의 묘소를 가서 지내는 제사로 대개 한식이나 10월에 날자를 정하여 지내고 있는데 요즈음에는 흔히 시제(時祭), 또는 시향(時享)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천(薦)은 달리 천신(薦神 또는 薦新)이라해서 철에 따라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이나 과일 등을 사당에 올리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당이 없어진 오늘날 대개의 가정에서는 집안 윗자리에 햇음식이나 햇과일을 갖다 놓는 풍속으로 변하여 행하여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제가를 '가정의례준칙'에서는 기제, 절사, 연시제 등 3종만으로 허용하게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받들고 있는 기제의 대상은 4대, 즉 고조(高祖)까지를 종가(宗家=장손) 에서 지내고, 5대조 이상은 기제를 폐한 다음 매년 10월에 문중의 친척들이 모여서 시향(時享)으로 지내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제는 두 분(부부)이 모두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합사(合祀:두 분을 함께 지내는 것- 물론 제사는 각각의 돌아가신 날 지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서에 의하면 부부 각기 사망한 날에 기제를 지낸다 하였으나 주문공(朱文公) 정자가례(정子家禮)에 보면 각기 모시는 것이 옳으나 두 분을 모시게 됨은 인정이라 하여 지금까지 모두 두 분을 함께 지내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제주(祭主)는 고인의 장자 또는 장손이 되며, 장자나 장손이 없을 경우에는 차자 또는 차손이 제사를 주관하고, 자손이 없는 경우에는 가장 가까운 친족의 집에서 친족이 주관하는 것이며, 상처(喪妻)한 경우에는 남편이나 그의 자손이 하고 자손이 없이 남편을 잃은 경우에는 아내가 제주가 되는 것입니다.

참사자(參祀者:제사에 참례하는 사람)는 고인의 직계자손으로 하며,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도 할 수 있는데, 부득이 참례할 수 없을 때는 자기가 있는 장소에서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신위(神位)는 고인의 사진으로 하되 옛 전통 예법에는 지방(紙榜)을 만들어 썼는데, 지방은 깨끗한 백지에 먹으로 쓰며 길이 22cm, 폭 6cm 정도로 합니다.
축문은 신명(神明)앞에 고하는 글이며, 그 내용은 제위(祭位:제사를 받는 분)께 간소한 제수나마 흡향하시라는 뜻을 고하는 글이라는 것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마는 전통 제례에서 쓰는 지방과 축문들은 한문체로 되어있어 이해하기가 어려우므로 가정의례준칙에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한글체로 된 지방과 축문을 제정하여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수의 의의
제수란? 제수에 쓰이는 제물을 말하는 것으로 제수를 갖추는데는 가정의 형편에 따라 일정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정성을 들여 깨끗이 차려야하며, 제수를 장만하는 주부나 기타 모든 사람들도 몸을 깨끗이 목욕하고 임하는 것이 정성의 표현일 것입니다.

주부는 제사 하루전에 제사에 쓸 그릇과 기구를 깨끗이 닦아 놓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 제례에는 집안의 형편이 곤란하더라도 주위 사람들의 이목을 의식하여 무리하게 제수를 장만하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으로 형편에 따라 정성을 다하여 장만하면 될 것입니다.
제사에 쓰이는 기구로는 제상(제수를 진열하는 상)과 교의(위패를 모셔 놓은 의자), 탁자, 병풍(울긋불긋한 채색이 되지 않은 묵화나 글씨 병풍), 향로, 향합, 모사, 그릇, 제기 등으로 이들을 꺼내어 깨끗이 닦아 놓으며, 지방틀(위패가 있는 틀)이 따로 없으면 지방을 접어 써놓든지 아니면 고인의 사진을 꺼내 놓고, 축문을 써 놓으면 될 것입니다.

제수의 종류

제사때 쓰는 흰쌀밥
육고기, 생선, 굴, 대합,두부를 넣어 끓인 국으로 흔히 탕국이라 합니다.
자반 미역, 콩잎, 물고기, 육고기 등을 간해서 말린 것을 말합니다.
숙채 무나물, 콩나물, 숙주나물 등
침채 동치미
북어, 건대구, 건상어, 오징어, 문어, 육포 등을 말함인데, 오징어나 문어는 보기 좋게 모양을 내서 오려 놓습니다.
저채 생김치
어물 생선
육물 간회, 천엽, 육회
식혜
육고기, 생선 등을 대꼬챙이에 꿰어 만들고 5~7 꼬챙이를 놓습니다.
만일 일곱꼬챙이를 놓을 경우에는 초헌때 3꼬챙이, 아헌때 2꼬챙이 종헌때 2꼬챙이를 놓습니다.
번철에 기름을 바르고 지져만든 것으로 고구마나 동태, 대파 등으로 만듭니다.

조과 손으로 만든 과자를 말함인데 유과 또는 강정, 엽과 등을 씁니다.
과실 대추, 밤, 감, 또는 곶감, 배, 은행, 사과 등을 쓰는데 적으면 세가지 많아도 다섯가지 이상은 쓰지 않습니다.
정장 간장을 씁니다.
제주 청주를 씁니다.

제수의 진설법
제수를 놓는 위치에도 격식이 있습니다.

제수를 차려 놓는 위치에 있어서도 따로 격식이 있는 것이므로 다음에 서술하는 것을 잘 익혀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서 알아 두셔야 할 것은 편의상 제사 지내는 사람이 제사상을 바라보고 서 있는 자세로 보아서 오른쪽을 동쪽이라하고, 왼쪽을 서쪽이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좌포우혜
(左脯右醯)
포는 왼쪽에 놓으며, 식혜는 오른쪽에 놓습니다.
어동육서
(魚東肉西)
어물은 동쪽에 놓으며, 육고기는 서쪽에 놓습니다.
두동미서
(頭東尾西)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게 놓으며,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는데,
이 때 생선의 배는 신위쪽으로 향하게 놓습니다.

홍동백서
(紅東白西)
과일의 색깔이 붉은 것은 동쪽에 놓으며,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습니다.
조율이시
(棗栗梨枾)
왼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대로 놓으며, 그 외의 과일에 대하여는 따로 순서가 없습니다.

이상과 같은 순서를 잘 익혀두면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으니 직접 진설해보면서 익혀 두시기 바랍니다.

그밖에 알아두어야 할 것

  • 복숭아와 꽁치, 삼치 등 생선의 끝 자가 치자로 된 것은 제수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 식혜, 탕, 면은 건더기만을 사용합니다.
  • 시접(숟가락과 젓가락을 놓는 그릇)과 잔반을 먼저 올린 뒤에 앞줄부터 놓습니다.
  • 두 분을 모시는 양위합제(兩位合祭)일 때에는 메(밥)와 갱(국)과 시접(숟가락과 젓가락)을 각각 두 벌씩 놓습니다.
  • 수저를 메(밥)에 꽂을 때는 움푹 패인 곳이 동쪽으로 향하게 하여 메의 한복판에 꽂습니다.
  • 남과여우(男左女右)라 하여 남자는 좌측, 여자는 우측으로 모시는 것이 원칙이나 3년상 안에는 두분을 같이 모시는 것이 아니고 한 뿐씩만 모신다는 원칙이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예로부터 조율이시(棗栗梨枾)라 하여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또는 곶감)의 순서대로 놓는 이유는 조(棗)는 대추로 대추는 씨가 한 개여서 임금을 뜻하고, 율(栗)은 밤인데 밤은 한 송이 안에 세 톨이 들어 있으므로 이것은 삼정승을 뜻하고, 이(梨)는 배인데 배의 씨는 여섯 개로서 육조판서를 뜻하고,시(枾)는 감인데 감의 씨는 여덟 개로 팔도관찰사를 뜻하여 놓는다라는 속설이 있으나 과연 그 이유 때문이라면 현 시대에는 맞지 않는 것이므로 굳이 놓을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다음과 같은 이유를 붙인다면 현대에 와서도 제수로서 진설한다 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대추는 과일 중에 제일 늦게 꽃이 피어서 제일 먼저 따먹는 과일이므로 비록 장가는 늦게 가더라도 자손은 일찍 두라는 의미에서 놓고, 밤은 밤꽃이 활짝 피어있을때 밤나무 밑에 누워 있으면 그 냄새가 어머니 젖가슴에서 나는 냄새와 같으므로 어머님을 생각해서 놓으며, 배는 맛이 서글서글하고 시원한 과일이므로 자식을 둘 때 서글서글한 자식을 두라는 뜻에서 놓고, 감은 한 번이라도 열매를 맺어본 가지를 꺾어보면 속이 새카맣게 심이 박혀 있으니 자식을 키우시느라 가슴이 새카맣게 타셨을 부모님을 생각하여 놓는다고 의미를 부여한다면 한결 마음이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거기다 몇 가지를 덧붙이자면 사과는 원래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새로운 과일이므로 놓는다 하였으니 요즈음에 과일이 사시사철 항상 풍성하여 예전에는 보지 못하던 바나나나 파인애플 같은 과일을 놓는다하여 흠이 될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기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어종이며, 명태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어종이기 때문에 놓는데 둘 다 많은 자손을 번식시키라는 다산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